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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리더스 DX 스토리

[실제 사례] 1박 2일간의 동행 - 남원에서 부산까지

 

 

새벽 공기가 시원했다. 

남원의 작은 호텔 창문을 열자 아침 안개가 자욱했다. 

어젯밤의 술자리가 무색하게도 머리는 맑았다. 

어쩌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설렘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제 진짜 시작이구나..."

 

 

창밖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어제의 미팅은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살균제 판매를 위한 

일반적인 영업 방문이었는데, 

술자리에서 우연히 나온 이야기 한마디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면역력 증진 제품으로의 방향 전환이라니.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길이 열린 셈이다.

 

시계는 아침 10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어제 형님들과 약속한 점심 식사 시간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었다. 

 

천천히 샤워를 하고 옷을 골랐다. 

오늘은 부안까지 가야 하니 편한 차림이 좋겠지만, 

그래도 첫인상이 중요한 영업이다. 

단정한 캐주얼 차림으로 결정했다.

 

 

 

"형님, 잘 주무셨습니까?"

약속 장소에 도착하자 형님들이 먼저 와계셨다. 

내심 얼큰한 해장국을 기대했는데, 

뜻밖에도 소고기집으로 안내하셨다.

"여기 육회비빔밥이 최고여. 

이거 먹고 나면 속이 확 풀릴 거야."

솔직히 걱정되었다. 

속이 미식거리는데 육회라니... 

하지만 첫 술을 뜨는 순간, 그 걱정이 기우였음을 알았다. 

부드러운 육회의 고소함과 비빔장의 매콤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거기에 돌솥에서 갓 지어낸 밥은 

누룽지 구수한 향과 함께 달짝지근한 맛이 나서, 

반찬 하나 없이도 그저 밥만으로도 꿀맛이었다. 

어느새 속은 거짓말처럼 편안해져 있었다.

 

 

 

"이제 우리 커피나 한잔 하러 갈까?"

점심 식사를 마치고 다시 양계장으로 향했다. 

시간은 여유로웠다. 

부안 미팅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었다. 

커피를 마시며 형님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때 내가 형님들께 여쭈어 보았다.

"혹시 또 다음 계획이 있으실까요?"
정말 정중하게 물어봤다.

그러자 동생분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꺼냈다.

"사실 우리가 원래 계획은 100만 마리까지 규모를 키우려고 했거든."

"100만 마리요? 그거 엄청난 규모인데요?"

"맞아. 근데 계산을 해보니까 그건 아닌 것 같더라고. 

양계장 몇 동을 더 짓고, 관리 인력도 늘리고... 

결국 태양광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지."

 

그 순간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처음 이곳에 올 때만 해도 '시골의 양계장 사장님들'이라고 

은근히 무시하는 마음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경영 마인드와 미래를 보는 눈은 

오히려 나보다 훨씬 더 날카로웠다. 

내 오만함이 부끄러워졌다.

 

 

 

오후 4시,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누고 부안으로 향했다.

 2시간 정도 거리였지만, 마음은 한결 가벼웠다. 

남원에서의 성공적인 미팅 덕분에 자신감이 생겼고, 

부안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을 거란 기대감이 들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금동숯불삼겹살집이요? 네, 찾았습니다."

부안에서의 미팅은 식당에서 시작되었다. 

처음엔 좋은 징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미팅 상대방은 내 예상과는 많이 달랐다.

 58년을 이 동네에서 사신 분이라 

지역 사정은 잘 아셨지만, 

영업 방식이 좀 달랐다.

그분은 자신이 아는 양계장 관계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나에게 바로 연결해주었다. 

준비도 없이 갑자기 시작된 전화 영업.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방식이었다. 

당연히 결과는 좋지 않았다.

 

 

 

'이렇게 끝나는 건가...'

허탈감이 밀려왔다. 

남원에서 부안까지 온 시간, 

그리고 앞으로 부산까지 가야 하는 

긴 여정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하지만 최대한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유지했다. 

 

영업의 세계에서는 

언제 어떤 인연이 이어질지 모르는 법이니까.

그리고 그 판단은 정확했다. 

출장을 마치고 시간이 흘러,

이 허무하게 끝난 것 같았던

부안에서의 미팅이 뜻밖의 결실을 맺었다.

 

부안 농촌기술센터 축산과에서

우리 제품 첫 발주가 들어온 것이다.

사람 일이란 정말 알 수 없는 법이다.

 

 

 

밤 11시가 다 되어갈 무렵, 

부산행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피곤했지만 중간에 쉴 수는 없었다. 

 

부산에 사는 친구가 숙소도 잡아주고 

술자리까지 마련해놓고 기다린다고 했다. 

솔직히 피곤해서 거절하고 싶었지만, 

먼 길을 왔는데 얼굴도 보지 않고 가면 서운할 것 같았다.

고속도로의 밤풍경이 창밖을 스쳐 지나갔다. 

라디오에서는 조용한 재즈가 흘러나왔다. 

 

오늘 하루를 되돌아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성공적인 미팅도 있었고, 실패 같은 미팅도 있었다. 

하지만 모든 순간이 새로운 배움이었다.

특히 남원 양계장에서 만난 형님들을 통해 배운 것이 많았다. 

 

겉모습만 보고 판단했던 

내 좁은 시각을 반성하게 되었고, 

진정한 소통의 중요성도 깨달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영업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라는 것을.

 

 

 

부산 톨게이트가 보이기 시작했다. 

피곤했지만 왠지 모르게 설렜다. 

내일은 또 어떤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까? 

어떤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까? 

휴대폰이 울렸다.

부산 친구였다.
"어디쯤이야? 우리 동네 소주 한잔하게."

웃음이 나왔다. 

길고 긴 하루였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어쩌면 이런 게 영업이 아닐까. 

계획대로 되지 않더라도, 

예상치 못한 곳에서 기회가 찾아오고, 

새로운 인연이 만들어지는... 

내일은 부산에서의 중요한 미팅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오늘 밤만큼은, 

오랜 친구와 함께 하는 소주 한 잔의 여유를 즐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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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야기: 부산에서의 새로운 도전 - 거래처 개척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