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미팅을 마치고 입찰공고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물량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하기엔 아쉬웠다.
특히 제조사 대표님의 간절함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
노후된 설비를 처분하려고 고민하던 차에
새로운 기회가 찾아온 것인데,
이대로 그냥 지나칠 순 없었다.
사무실 창가에 기대어 서서
조달청 발주 데이터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데...'
'이렇게 짧은 기간에 가능할까?'
나는 제조사 대표님께 전화를 걸었다.
"대표님, 어떠한 방법이 없을까요?"
"네, 양은 문제없어 보이는데..."
"납품 기간이 좀 걸리네요.
저 정도 양이면 몇 개월을 생산해야 되는 양인데요 "
"그렇죠. 저도 그 부분이 좀 걱정입니다."
잠시 침묵이 흐르다가 대표님이
무심코 한 마디를 던지셨다.
"이 정도 양을 기계에 넣으면 희석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요. 액상이면 몰라도..."
그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액상이요?"
"네, 액상은 가능합니다.
입자가 더 가벼우니까 많은 양을 빼낼 수 있죠."
전화를 끊자마자 나라장터 사이트에 접속했다.
손가락이 키보드를 빠르게 두드렸다.
'액상 세제... 액상 세제...'
검색 결과를 뚫어지게 보았다.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등록된 게 하나도 없네?'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직업 군인인
조카에게 전화를 걸었다.
요즘 군부대 보급품을 알아보고 싶었다.
"여보세요, 삼촌!"
"우리 조카, 세제 좀 물어볼게.
요즘도 가루세제 써?"
"아니, 요즘은 가루세제 안 나와.
다들 액상 세제 나와."
'아하...'
머릿속에서 퍼즐이 맞춰지기 시작했다.
'마스 등록은 안 되어 있는데
액상이 보급되고 있다... 그렇다면...'
나는 재빨리 입찰 정보를 검색했다.
예감이 적중했다.
액상 세제는 전부 입찰 방식이었다.
제조사와의 2차 미팅을 준비하면서
모든 자료를 꼼꼼히 챙겼다.
기존 입찰 낙찰 정보부터 액상 세제의 시장 동향까지.
특히 KCL의 시험성적서 발급 조건은 세세하게 체크했다.
'쉽진 않겠지만...
이게 우리의 기회가 될 수 있어.'
노트북을 펴고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들기 시작했다.
첫 장에는 과감하게 적었다.
"액상 세제 시장 진입 전략"
시계는 이미 새벽 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하지만 피곤함도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제조사로 향했다.
차 안에서 발표 자료를 다시 한번 머릿속으로 정리했다.
제조사 회의실에 들어서자
대표님과 생산 팀장님이 먼저 와 계셨다.
"안녕하세요, 대표님. 어제 통화 이후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일찍 찾아뵈었습니다."
"네, 김 대표님. 저희도 궁금했습니다."
태블릿 PC를 켜고 발표를 시작했다.
"먼저 현재 시장 상황부터 보시죠.
이게 최근 3년간 조달청 세제 발주 현황입니다."
화면에는 그래프가 나타났다.
가루세제의 하향세와
액상 세제의 상승세가 뚜렷했다.
"보시다시피 액상 세제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다수 공급자 계약은 하나도 없습니다."
생산 팀장님이 고개를 끄덕이셨다.
"맞습니다.
저희도 그 부분을 주목하고 있었어요."
"현재는 군납이 입찰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기회일 수 있습니다."
대표님이 자세를 바꾸며 물으셨다.
"어떤 면에서요?"
"첫째, 경쟁사들이 아직 다수 공급자 등록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점.
둘째, 우리가 선점할 경우 시장 장악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모두가 깊은 생각에 잠긴 듯했다.
"다만 몇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나는 다음 슬라이드로 넘어갔다.
"KCL 시험성적서가 관건입니다.
케이스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을 처음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생산 팀장님이 입을 여셨다.
"케이스 제작에만 한 달은 걸릴 텐데..."
"네, 맞습니다. 하지만 지금 시작하면..."
대표님이 말을 자르셨다.
"연말 전에 충분히 가능하겠네요."
나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럼요 대표님..."
"네, 해봅시다.
어차피 시장이 그쪽으로 움직이고 있으니까요."
회의는 예상보다 빨리 결론이 났다.
이제 본격적인 준비가 필요했다.
"그럼 일정부터 잡아볼까요?"
우리는 그 자리에서 바로 프로젝트
일정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 1단계: 케이스 디자인 및 제작 (1개월)
- 2단계: KCL 시험성적서 신청 및 취득 (2개월)
- 3단계: 생산라인 셋업 (1개월)
- 4단계: 조달청 등록 준비 (1개월)
"연말까지 타이트하게 가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생산 팀장님이 일정표를
검토하며 말씀하셨다.
"김 대표님, 혹시 기존 낙찰 가격대는
확인해 보셨나요?"
"네, 여기 있습니다."
나는 준비해온 자료를 펼쳤다.
"최근 6개월간 낙찰 가격을 분석해 봤습니다.
평균 낙찰률이 91% 선이고,
물량은 기관당 평균 2,000개에서 5,000개 사이입니다."
대표님이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하셨다.
"음... 이 정도면 수익성도 괜찮겠는데요?"
"네, 게다가 다수 공급자 등록이 되면
가격 경쟁력은 더 높아질 겁니다."
이렇게 우리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었다.
KCL 인증을 받기 위한 준비부터 시작했다.
포장재 선정, 품질 테스트, 원가 계산까지...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었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은 가벼웠다.
"우리가 첫 진입자가 될 수 있다면,
그것도 군납이라는 안정적인 시장에서..."
제조사 품질관리팀장의 표정이 밝아졌다.
맞다. 이것은 단순한 제품 전환이 아닌,
새로운 시장 개척의 기회였다.
높은 진입장벽은 오히려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었다.
"이건 마치 회사 전체를 다시 세우는 것 같네요."
제조사 대표님의 말씀에 모두가 웃었다.
하지만 그 웃음 속에는 자신감이 묻어있었다.
우리는 알고 있었다.
이런 도전이 있기에 성장도 있다는 것을...
밤이 깊어가는 사무실에서,
나는 새로운 계획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도시의 불빛들이 마치
우리의 미래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이제 시작이다. 우리의 새로운 도전이, 그리고 성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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